피부암
2008.08.13 18:43
피부암이야기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한승석
피부암은 가장 흔한 암 중의 하나로 대표적인 피부암으로 발생빈도순으로 볼 때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흑색종 등이 있다. 기침만 조금해도 폐암을 걱정하고 더부룩한 속병에서 위암을 근심하는 우리나라 사람에 있어 피부암은 딴 세상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모든 암 중 약 4분의 1이 기저세포암이며 호주에서는 가장 무서운 암이 악성흑색종일 정도로 외국사람들은 피부암을 두려워한다. 통계적으로 매년 미국에서는 100 만명 가까운 사람이 기저세포암에 걸리는데 더 큰 문제는 1년에 3%씩 빈도가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전문가의 추산에 의하면 1994년 이후에 태어난 백인의 28%가 일생 중 한번 기저세포암에 걸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서양인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피부암이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기저세포암의 유발요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자외선이라는 점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대부분의 기저세포암은 노출 부위에 생기고 일광화상을 자주 입는 하얀 피부의 백인에서 주로 생기는 등 (실제로 미국에서의 기저세포암의 99%는 백인에서 생긴다.) 기저세포암과 자외선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또한 적도와 가까워서 햇빛이 강한 곳이 적도와 떨어진 쪽 보다 기저세포암이 더 많이 생긴다.
“암은 왜 생기나?” 하는 물음은 오랜 기간 의학자를 괴롭히는 명제이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들은 정상적으로 그 숫자가 잘 조절되며 유지되고 있는데 이들 세포가 어떤 이유에서든 조절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증식이 되며, 정상적인 위치를 벗어나서 증식을 보이는 것이 암이다. 수년 전 p53이라고 불리우는 종양 억제 인자가 발견되었는데 이의 발견은 대단히 획기적인 일이다. 우리 세포가 정상적인 활동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핵 속에 들어있는 DNA 이다. 어떤 원인으로든 DNA에 손상을 받게 되면 (이는 정상적으로도 항상 있는 일이다) 그릇된 유전정보가 담겨지게 되며 이에 따라 여러 문제가 생기는데 이를 막는 것이 바로 p53이다. p53 은 DNA 손상이 사소할 경우 일시적으로 세포가 분열되는 것을 지연시켜 손상된 DNA를 고치지만 손상이 심해 도저히 복구할 수 없으면 세포 자체를 죽여서 암이되는 것을 방지한다. 이에 따라 p53을 유전자의 수호자라고까지 일컫는다. 자외선은 바로 이 p53의 구조에 변화를 일으켜 제대로 작용을 못하게끔 한다. 즉 자동차에 비유하면 브레이크가 없어진다는 말이다. 실제로 기저세포암의 절반에서, 편평상피세포암의 90%에서 p53의 이상이 발견되고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유전자의 후천적인 변형이 암세포에 존재하는데 굳이 한국말로 번역한다면 "고슴도치"경로라는 신호전달체계가 세포에 존재하고 있는데 기저세포암의 약 1/3에서 이 경로의 이상이 발견된다. 이 역시 대부분의 이상이 자외선에 의한 것임을 밝혀졌다.
국내에서 기저세포암은 40대 이후의 코에서 주로 발견되며 전체 신환의 0.16% 정도를 차지한다. 기저세포암은 해마다 증가추세인데 이는 아마도 오존층의 파괴 및 우리 생활습관의 변화와 관련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1985년 남극의 하늘에 있는 오존층이 크게 구멍 뚫린 것이 발견되었다. 이 구멍은 해가 갈수록 점차 커져 현재에는 우리나라가 위치해 있는 북위 20-50°사이의 북반구에 있는 오존중 2-7%가 감소되었다. 지구의 보호막인 오존층이 파괴되면 지표면에 도달하는 자외선이 증가하는데 자외선이 1% 증가하면 자외선이 원인인 피부암은 비례적으로 0.5-2% 증가하기 때문에 오존이 2-7% 감소한다는 이야기는 피부암이 20% 정도 증가한다고 바꿔 말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할로겐 화합물의 생산을 제한하지 않을 경우 2100년까지 오존층이 계속 얇아지면서 피부암의 빈도가 4배 가량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현재는 큰 문제가 아니지만 미래에는 우리나라도 피부암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 햇빛을 즐겨하는 젊은층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여름철 해변가에서 구릿빛 몸매를 뽑내는 정도를 벗어나 인공 선탠을 하기도 한다. 이효리의 갈색 피부에 열광하며 따라하다가는 10~20 년 후에 피부가 푸석푸석해지고 20~30 년 후에 피부암으로 고생할 가능성이 높다. 어려서 햇빛에 많이 노출되거나, 특히 심한 일광화상의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서 나이 들어 기저세포암이 많이 생긴다는 점이 이미 잘 밝혀져 있다. 청장년층에서는 골프가 중요한 레저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화창한 날씨에 골프를 즐기는 것은 즐거운 일이겠지만 내리쬐는 햇볕에 피부세포가 손상이 되고 이로 인해 피부암이 천천히 자라고 있을지 모른다. 한 정형외과 친구가 스키장에서 위험하게 스노보드를 타는 친구들을 보면서 다 미래의 고객님이시라고 농담조로 말을 했는데 요즘 골프장에서 햇볕을 많이 쬐고 있는 사람이나 썬탠을 한 사람들을 보면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된다.
기저세포암은 가장 흔한 피부암이다. 40 대 이후에 주로 발생하며, 전국 병원에서 매년 1000 건 이상 진단된다. 머리, 목, 손에 호발 하는 작은 살색의 융기, 결절 간혹 몸통에 적색의 판으로 나타날 수 있다. 빨리 자라지 않아서 1cm이상 되는데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린다. 치료 받지 않은 체로 두면 출혈, 가피가 생긴 후 낫는 과정이 반복되며, 이 암은 거의 전이를 하지 않지만 피부 아래로 침윤해서 뼈나 근육 등에도 손상을 줄 수 있다. 모든 기저세포암이 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모든 진료과를 통틀어 보았을 때 가장 예후가 좋은 암이 기저세포암이다. 요즘 유행하는 암보험에서 다른 암의 10 분의 1 미만으로 보상금을 걸 정도로 기저세포암은 매우 흔하고 한편으로 예후가 좋다.
편평세포암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호발하는 암이다. 보통 귀의 가장자리, 얼굴, 입술, 입 등에 잘 생긴다. 치료 받지 않은 체로 지내면 커져서 큰 덩어리를 형성하고 기저세포암과는 달리 전이를 한다. 초기에 발견, 적당한 치료를 하면 완치율은 기저세포암과 유사하게 95%정도가 된다.
악성흑색종은 모든 피부암 중에서 가장 무서운 암인데 미국에서는 연간 44000명에서 발생하고 매년 미국에서 7300명이 이 암으로 죽는다. 최근에는 비로소 환자들이 일찍 피부과를 찾기 때문에 사망률이 감소하는 추세이다. 다른 피부암처럼 흑색종도 초기에 발견되면 거의 모두 완치될 수 있다. 흑색종은 갑자기 생길 수도 있지만, 피부의 검은 점이나 모반 등으로부터 생길 수도 있다. 그래서 자신의 피부에 있는 모반이나 반점의 위치와 모양을 잘 기억해두면 조기에 암을 발견하는데 도움이 된다. 일반인들이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반점이나 모반에 어떤 변화가 생겼을 때 피부과 의사에게 진료를 받아서 초기 흑색종을 완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피부조직 검사상 피부암이라고 진단되면 피부과 의사는 종양의 기원, 아형 등을 참작하여피부외과적인 방법으로 개별 환자의 경우에 맞게 치료한다. 대부분의 경우 수술적인 절제가 가장 우선적인 방법이며, 암을 완치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수단이다. 암을 절개하면서 완전히 절제되었는지 모든 경계를 확인해 나가면서 수술을 하는 모스도식(Mohs surgery) 이 피부암에서 가장 좋은 수술방법이다. 조직학적으로 좋지 않은 아형의 피부암, 크기가 큰 경우, 재발한 경우, 코, 눈 주위 등 여유가 없는 조직에 발생한 피부암등에서는 모스도식(Mohs surgery)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모스도식수술(Mohs surgery)은 종양을 절제하는 일반적인 수술에 비해서 재발율이 3분의 1미만이다.
어떻게 피부암을 발견할까? 미국암협회가 제정한 암에 대한 7가지 경고가 있는데 이중 2개가 피부암에 관한 것으로, 좋아지지 않는 상처가 있거나 사마귀나 점에 명백한 변화가 있을 경우에는 곧 진찰을 받아 보아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즉 크기가 커지는 혹이 있을 경우나 색깔이 변하거나 쉽게 피가 나거나 딱지가 앉거나 솟아오르는 점이 있거나 아물지 않는 상처가 있을 경우에는 한번쯤 피부과의사 앞에서 자신의 병을 자랑하여 보일 필요가 있다. 이후에는 의사에게 맡기면 된다. 어떤 암이든 조기에 발견하기만 하면 쉽게 치료할 수 있다. 특히 기저세포암은 아주 쉬운 암이다.
기저세포암의 경우 가장 많이 생기는 부위는 햇빛을 많이 받는 부위인 코이다. 얼굴에서 85% 가량 발생하며 코, 뺨, 눈꺼풀 순으로 잘 발생한다. 하지만 노출 관습의 변화에 따라 가끔 햇빛을 받는 부위인 몸통에도 적지 않은 수의 기저세포암이 생기고 있다. 레이건의 암은 코에서 발견되었는데 반해 클린턴의 경우 등에 생겼다는 점은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 따라서 코에 이상한 병변이 발생하였다면 반드시 피부과의사와 상담을 받아야 한다.
기저세포암은 매우 천천히 자라고 초반에는 크기가 크지 않기 때문에 다른 병으로 오진되는 경우가 흔하다. 진료 중에 피부암에 걸렸다고 환자에게 이야기를 하면 십중팔구는 점, 사마귀, 뽀루지, 쥐젖 등으로 알고 있었다고 이야기 한다. 최근에는 피부과 이외에서도 미용 시술을 많이 실시하게 되면서 계속 재발하는 점으로, 적게는 6개월 길게는 1년까지 계속 점만 빼다가 이상하다고 와서 진단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다른 종류의 암과는 달리 피부암은 직접 보이기 때문에 암이 되기 전 단계인 전암병변에서 진단이 가능하다. 편평세포암의 경우 광선각화증(Actinic keratosis) 이라는 전암병변에서 상당수 발생하게 된다. 광선각화증은 일광노출이 심했던 사람에서 주로 얼굴, 팔, 손 등에 잘생기고 모양은 작은 인설을 동반한 반점으로 나타난다. 치료 받지 않으면 0.1~10% 까지 암으로 진행된다는 보고가 있으며 냉동치료나 로숀, 트림등의 화학요법, 박피술, 레이저 등의 피부외과적인 시술로 제거될 수 있다.
피부암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태양 광선을 피하는 것이다. 선탠을 포함해서 태양광선에 심하게 노출되는 것이 피부암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특히, 일광화상과 물집이 생길 경우에는 더 중요한 문제가 된다. 다른 원인으로 반복되는 공업용 X선 노출, 질병이나 화상에 의한 반흔, 직업적으로 콜타르와 비소 등에 노출될 경우, 가족력 등이 있다. 일광 화상에 예민한 피부가 흰 사람이 피부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 사이에 특히 자신의 그림자가 자신의 키보다 짧을 때 자외선이 가장 강하므로 그늘에 있는 것이 좋다. 촘촘히 짜여진 밝은 색의 옷과 챙이 긴(적어도 7-8cm) 모자를 쓰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일광차단 지수 15이상의 선크림을 바르는 것이 추천되는데 자외선 차단지수 15의 선크림을 바르면 20분 만에 일광화상을 입는 사람의 경우, 600분(15 * 20) 동안 화상 없이 지낼 수 있다. 18세 이전에 평생 동안 받는 태양광선의 80%를 받기 때문에 어린이 시기에 일찍부터 태양광선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6개월 이하의 어린이는 선크림을 바르고 나서도 장시간 일광노출을 시켜서는 안 된다. 학창시절 친구 중에 유별나게 얼굴이 뽀얗고 흰 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체육시간이 되기 전에 항상 썬크림을 바르고 나갔다. 그 친구는 어려서부터 외출 할 때면 썬크림을 항상 발랐다고 하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친구의 잡티 없고 좋은 피부는 타고난 것이 아니라 썬크림에 의해 잘 보호를 받아서 아기피부가 유지된 것으로 생각된다. 주기적인 자신의 피부를 관찰 하는 것 역시 초기에 피부암을 발견하는 좋은 방법이다. 자신의 점, 주근깨, 모반 등의 위치와 모양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이 좋고 수, 모양, 크기, 색의 변화가 생기면 피부과의사를 찾아야 한다. 기저세포암의 경우 코, 귀의 위쪽에서 편평세포암의 경우 뺨, 입술에서 흑색종의 경우 손가락, 발가락 주변에서 잘 발생하므로 주위를 잘 관찰해야 한다.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여름 뿐만 아니라 겨울의 스키, 남태평양이나 동남아의 해외골프여행, 심지어는 인공선탠에 이르기까지 일년 내내 햇빛에 노출될 기회가 많아지고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피부암의 빈도가 증가되고 있다. 얘기는 간단 명료하다. 흡연이나 음주뿐만 아니라 햇빛도 위험하다.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한승석
피부암은 가장 흔한 암 중의 하나로 대표적인 피부암으로 발생빈도순으로 볼 때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흑색종 등이 있다. 기침만 조금해도 폐암을 걱정하고 더부룩한 속병에서 위암을 근심하는 우리나라 사람에 있어 피부암은 딴 세상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모든 암 중 약 4분의 1이 기저세포암이며 호주에서는 가장 무서운 암이 악성흑색종일 정도로 외국사람들은 피부암을 두려워한다. 통계적으로 매년 미국에서는 100 만명 가까운 사람이 기저세포암에 걸리는데 더 큰 문제는 1년에 3%씩 빈도가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전문가의 추산에 의하면 1994년 이후에 태어난 백인의 28%가 일생 중 한번 기저세포암에 걸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서양인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피부암이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기저세포암의 유발요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자외선이라는 점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대부분의 기저세포암은 노출 부위에 생기고 일광화상을 자주 입는 하얀 피부의 백인에서 주로 생기는 등 (실제로 미국에서의 기저세포암의 99%는 백인에서 생긴다.) 기저세포암과 자외선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또한 적도와 가까워서 햇빛이 강한 곳이 적도와 떨어진 쪽 보다 기저세포암이 더 많이 생긴다.
“암은 왜 생기나?” 하는 물음은 오랜 기간 의학자를 괴롭히는 명제이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들은 정상적으로 그 숫자가 잘 조절되며 유지되고 있는데 이들 세포가 어떤 이유에서든 조절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증식이 되며, 정상적인 위치를 벗어나서 증식을 보이는 것이 암이다. 수년 전 p53이라고 불리우는 종양 억제 인자가 발견되었는데 이의 발견은 대단히 획기적인 일이다. 우리 세포가 정상적인 활동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핵 속에 들어있는 DNA 이다. 어떤 원인으로든 DNA에 손상을 받게 되면 (이는 정상적으로도 항상 있는 일이다) 그릇된 유전정보가 담겨지게 되며 이에 따라 여러 문제가 생기는데 이를 막는 것이 바로 p53이다. p53 은 DNA 손상이 사소할 경우 일시적으로 세포가 분열되는 것을 지연시켜 손상된 DNA를 고치지만 손상이 심해 도저히 복구할 수 없으면 세포 자체를 죽여서 암이되는 것을 방지한다. 이에 따라 p53을 유전자의 수호자라고까지 일컫는다. 자외선은 바로 이 p53의 구조에 변화를 일으켜 제대로 작용을 못하게끔 한다. 즉 자동차에 비유하면 브레이크가 없어진다는 말이다. 실제로 기저세포암의 절반에서, 편평상피세포암의 90%에서 p53의 이상이 발견되고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유전자의 후천적인 변형이 암세포에 존재하는데 굳이 한국말로 번역한다면 "고슴도치"경로라는 신호전달체계가 세포에 존재하고 있는데 기저세포암의 약 1/3에서 이 경로의 이상이 발견된다. 이 역시 대부분의 이상이 자외선에 의한 것임을 밝혀졌다.
국내에서 기저세포암은 40대 이후의 코에서 주로 발견되며 전체 신환의 0.16% 정도를 차지한다. 기저세포암은 해마다 증가추세인데 이는 아마도 오존층의 파괴 및 우리 생활습관의 변화와 관련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1985년 남극의 하늘에 있는 오존층이 크게 구멍 뚫린 것이 발견되었다. 이 구멍은 해가 갈수록 점차 커져 현재에는 우리나라가 위치해 있는 북위 20-50°사이의 북반구에 있는 오존중 2-7%가 감소되었다. 지구의 보호막인 오존층이 파괴되면 지표면에 도달하는 자외선이 증가하는데 자외선이 1% 증가하면 자외선이 원인인 피부암은 비례적으로 0.5-2% 증가하기 때문에 오존이 2-7% 감소한다는 이야기는 피부암이 20% 정도 증가한다고 바꿔 말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할로겐 화합물의 생산을 제한하지 않을 경우 2100년까지 오존층이 계속 얇아지면서 피부암의 빈도가 4배 가량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현재는 큰 문제가 아니지만 미래에는 우리나라도 피부암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 햇빛을 즐겨하는 젊은층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여름철 해변가에서 구릿빛 몸매를 뽑내는 정도를 벗어나 인공 선탠을 하기도 한다. 이효리의 갈색 피부에 열광하며 따라하다가는 10~20 년 후에 피부가 푸석푸석해지고 20~30 년 후에 피부암으로 고생할 가능성이 높다. 어려서 햇빛에 많이 노출되거나, 특히 심한 일광화상의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서 나이 들어 기저세포암이 많이 생긴다는 점이 이미 잘 밝혀져 있다. 청장년층에서는 골프가 중요한 레저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화창한 날씨에 골프를 즐기는 것은 즐거운 일이겠지만 내리쬐는 햇볕에 피부세포가 손상이 되고 이로 인해 피부암이 천천히 자라고 있을지 모른다. 한 정형외과 친구가 스키장에서 위험하게 스노보드를 타는 친구들을 보면서 다 미래의 고객님이시라고 농담조로 말을 했는데 요즘 골프장에서 햇볕을 많이 쬐고 있는 사람이나 썬탠을 한 사람들을 보면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된다.
기저세포암은 가장 흔한 피부암이다. 40 대 이후에 주로 발생하며, 전국 병원에서 매년 1000 건 이상 진단된다. 머리, 목, 손에 호발 하는 작은 살색의 융기, 결절 간혹 몸통에 적색의 판으로 나타날 수 있다. 빨리 자라지 않아서 1cm이상 되는데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린다. 치료 받지 않은 체로 두면 출혈, 가피가 생긴 후 낫는 과정이 반복되며, 이 암은 거의 전이를 하지 않지만 피부 아래로 침윤해서 뼈나 근육 등에도 손상을 줄 수 있다. 모든 기저세포암이 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모든 진료과를 통틀어 보았을 때 가장 예후가 좋은 암이 기저세포암이다. 요즘 유행하는 암보험에서 다른 암의 10 분의 1 미만으로 보상금을 걸 정도로 기저세포암은 매우 흔하고 한편으로 예후가 좋다.
편평세포암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호발하는 암이다. 보통 귀의 가장자리, 얼굴, 입술, 입 등에 잘 생긴다. 치료 받지 않은 체로 지내면 커져서 큰 덩어리를 형성하고 기저세포암과는 달리 전이를 한다. 초기에 발견, 적당한 치료를 하면 완치율은 기저세포암과 유사하게 95%정도가 된다.
악성흑색종은 모든 피부암 중에서 가장 무서운 암인데 미국에서는 연간 44000명에서 발생하고 매년 미국에서 7300명이 이 암으로 죽는다. 최근에는 비로소 환자들이 일찍 피부과를 찾기 때문에 사망률이 감소하는 추세이다. 다른 피부암처럼 흑색종도 초기에 발견되면 거의 모두 완치될 수 있다. 흑색종은 갑자기 생길 수도 있지만, 피부의 검은 점이나 모반 등으로부터 생길 수도 있다. 그래서 자신의 피부에 있는 모반이나 반점의 위치와 모양을 잘 기억해두면 조기에 암을 발견하는데 도움이 된다. 일반인들이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반점이나 모반에 어떤 변화가 생겼을 때 피부과 의사에게 진료를 받아서 초기 흑색종을 완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피부조직 검사상 피부암이라고 진단되면 피부과 의사는 종양의 기원, 아형 등을 참작하여피부외과적인 방법으로 개별 환자의 경우에 맞게 치료한다. 대부분의 경우 수술적인 절제가 가장 우선적인 방법이며, 암을 완치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수단이다. 암을 절개하면서 완전히 절제되었는지 모든 경계를 확인해 나가면서 수술을 하는 모스도식(Mohs surgery) 이 피부암에서 가장 좋은 수술방법이다. 조직학적으로 좋지 않은 아형의 피부암, 크기가 큰 경우, 재발한 경우, 코, 눈 주위 등 여유가 없는 조직에 발생한 피부암등에서는 모스도식(Mohs surgery)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모스도식수술(Mohs surgery)은 종양을 절제하는 일반적인 수술에 비해서 재발율이 3분의 1미만이다.
어떻게 피부암을 발견할까? 미국암협회가 제정한 암에 대한 7가지 경고가 있는데 이중 2개가 피부암에 관한 것으로, 좋아지지 않는 상처가 있거나 사마귀나 점에 명백한 변화가 있을 경우에는 곧 진찰을 받아 보아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즉 크기가 커지는 혹이 있을 경우나 색깔이 변하거나 쉽게 피가 나거나 딱지가 앉거나 솟아오르는 점이 있거나 아물지 않는 상처가 있을 경우에는 한번쯤 피부과의사 앞에서 자신의 병을 자랑하여 보일 필요가 있다. 이후에는 의사에게 맡기면 된다. 어떤 암이든 조기에 발견하기만 하면 쉽게 치료할 수 있다. 특히 기저세포암은 아주 쉬운 암이다.
기저세포암의 경우 가장 많이 생기는 부위는 햇빛을 많이 받는 부위인 코이다. 얼굴에서 85% 가량 발생하며 코, 뺨, 눈꺼풀 순으로 잘 발생한다. 하지만 노출 관습의 변화에 따라 가끔 햇빛을 받는 부위인 몸통에도 적지 않은 수의 기저세포암이 생기고 있다. 레이건의 암은 코에서 발견되었는데 반해 클린턴의 경우 등에 생겼다는 점은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 따라서 코에 이상한 병변이 발생하였다면 반드시 피부과의사와 상담을 받아야 한다.
기저세포암은 매우 천천히 자라고 초반에는 크기가 크지 않기 때문에 다른 병으로 오진되는 경우가 흔하다. 진료 중에 피부암에 걸렸다고 환자에게 이야기를 하면 십중팔구는 점, 사마귀, 뽀루지, 쥐젖 등으로 알고 있었다고 이야기 한다. 최근에는 피부과 이외에서도 미용 시술을 많이 실시하게 되면서 계속 재발하는 점으로, 적게는 6개월 길게는 1년까지 계속 점만 빼다가 이상하다고 와서 진단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다른 종류의 암과는 달리 피부암은 직접 보이기 때문에 암이 되기 전 단계인 전암병변에서 진단이 가능하다. 편평세포암의 경우 광선각화증(Actinic keratosis) 이라는 전암병변에서 상당수 발생하게 된다. 광선각화증은 일광노출이 심했던 사람에서 주로 얼굴, 팔, 손 등에 잘생기고 모양은 작은 인설을 동반한 반점으로 나타난다. 치료 받지 않으면 0.1~10% 까지 암으로 진행된다는 보고가 있으며 냉동치료나 로숀, 트림등의 화학요법, 박피술, 레이저 등의 피부외과적인 시술로 제거될 수 있다.
피부암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태양 광선을 피하는 것이다. 선탠을 포함해서 태양광선에 심하게 노출되는 것이 피부암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특히, 일광화상과 물집이 생길 경우에는 더 중요한 문제가 된다. 다른 원인으로 반복되는 공업용 X선 노출, 질병이나 화상에 의한 반흔, 직업적으로 콜타르와 비소 등에 노출될 경우, 가족력 등이 있다. 일광 화상에 예민한 피부가 흰 사람이 피부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 사이에 특히 자신의 그림자가 자신의 키보다 짧을 때 자외선이 가장 강하므로 그늘에 있는 것이 좋다. 촘촘히 짜여진 밝은 색의 옷과 챙이 긴(적어도 7-8cm) 모자를 쓰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일광차단 지수 15이상의 선크림을 바르는 것이 추천되는데 자외선 차단지수 15의 선크림을 바르면 20분 만에 일광화상을 입는 사람의 경우, 600분(15 * 20) 동안 화상 없이 지낼 수 있다. 18세 이전에 평생 동안 받는 태양광선의 80%를 받기 때문에 어린이 시기에 일찍부터 태양광선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6개월 이하의 어린이는 선크림을 바르고 나서도 장시간 일광노출을 시켜서는 안 된다. 학창시절 친구 중에 유별나게 얼굴이 뽀얗고 흰 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체육시간이 되기 전에 항상 썬크림을 바르고 나갔다. 그 친구는 어려서부터 외출 할 때면 썬크림을 항상 발랐다고 하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친구의 잡티 없고 좋은 피부는 타고난 것이 아니라 썬크림에 의해 잘 보호를 받아서 아기피부가 유지된 것으로 생각된다. 주기적인 자신의 피부를 관찰 하는 것 역시 초기에 피부암을 발견하는 좋은 방법이다. 자신의 점, 주근깨, 모반 등의 위치와 모양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이 좋고 수, 모양, 크기, 색의 변화가 생기면 피부과의사를 찾아야 한다. 기저세포암의 경우 코, 귀의 위쪽에서 편평세포암의 경우 뺨, 입술에서 흑색종의 경우 손가락, 발가락 주변에서 잘 발생하므로 주위를 잘 관찰해야 한다.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여름 뿐만 아니라 겨울의 스키, 남태평양이나 동남아의 해외골프여행, 심지어는 인공선탠에 이르기까지 일년 내내 햇빛에 노출될 기회가 많아지고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피부암의 빈도가 증가되고 있다. 얘기는 간단 명료하다. 흡연이나 음주뿐만 아니라 햇빛도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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